발달장애아동을 위한 클래식교육사업 관련 뉴스입니다.

 

하트하트재단이 후원하고 MIK앙상블이 진행합니다.

 

MIK앙상블 관련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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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앙상블의 소속사인 스톰프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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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하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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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링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9/27/2009092700714.html

 

 

발달장애 어린이들 '찾아가는 무료 콘서트'서
'MIK 앙상블' 멤버들과 특별한 음악 수업

아이들이 어색하게 굳은 표정으로 연주를 시작했다. 첼로를 품은 아이는 삐걱삐걱 활을 움직였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아이는 악보를 떨어뜨렸다. 피아노 앞에 앉은 아이는 몸을 웅크리고 건반을 또각또각 눌렀다. 그렇게 아이들이 힘들게 합주를 완성한 곡은 브람스 왈츠 작품 39. 연주가 끝나자 클래식계 '꽃미남 스타'로 불리는 'MIK 앙상블' 멤버들이 "브라보!"를 외쳤다. 피아니스트 김정원, 비올리스트 김상진,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 첼리스트 송영훈으로 구성된 팀이다.

김상진씨가 입을 열었다. "세상에, 너희들 이만큼 연습하는 데 얼마나 걸렸니?" 누군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백 년쯤?" 순간 객석에선 "와" 하고 웃음이 터졌다.

지난 24일 서울 가락동 '하트하트재단'에서는 조선일보와 스톰프뮤직이 함께하는 '나눔 프로젝트―찾아가는 무료콘서트'의 특별한 수업이 열렸다. 발달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현악단을 위해 네 명의 클래식 연주자들이 직접 연주를 가르쳐 준 마스터클래스가 열린 것이다. 하트하트재단 선희정 팀장은 "잠시라도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지능이 3~4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MIK앙상블’멤버들로부터 수업을 받고 있는‘하트하트재단’청소년 현악단.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이 아이들은 사람들과 눈을 맞추는 걸 어려워하기 때문에 표정이 딱딱해 보인다./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이 아이들이 현악을 연주하기까진 정말로 '백 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악보 하나 외우는데만 꼬박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씩 걸리는 아이들이다. 지난 3개월 동안 매일 2~3시간 수업을 받고 혼자 3시간씩 따로 연습했다. 정식무대는 이번이 처음. 바이올린을 연주한 남학생은 연습하는 게 "지구(크기)만큼 힘들었다"고 말했다.

악보를 모두 익혀도 무대에 서는 건 언제나 아슬아슬하다. 이날 연주 때도 선생님들은 아이들보다 초조한 모습으로 앉아 지켜보고 있었다. "차렷! 악보 봐야지." "쉿! 연주 계속해야지." 이렇게 수시로 선생님들이 속삭여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연주하다 일어서서 나가버리거나, 악보를 놓치고 멍하니 공중을 보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어렵게라도 음악을 가르치는 건 치료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발달장애 아이들은 사람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것을 가장 힘들어한다. 사람과 관계 맺는 법을 모르니, 수많은 관객 앞에 서도 그게 떨리는 일인지조차 잘 모른다. 한데 이렇게 끈질기게 연습한 끝에 연주를 하고 우레 같은 박수를 받으면 아이들은 처음으로 깨닫는다. 이것이 가슴 떨리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행복하다는 걸. 장진아 재단 사무국장은 "무대에 선 아이들이 긴장해서 손을 떠는 모습을 볼 때, '선생님, 나 잘했어요?'라고 겁먹은 표정으로 물어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두 번째 연주를 위해 활을 잡았다. 바흐의 미뉴에트 3번. 음악은 여전히 고르지 않다. 송영훈씨가 일어났다. "이 친구가 첼로를 연주할 땐 바이올린 켜는 친구가 조금 소리를 작게 해줘야 해. 친구 얘기를 들으려면 조용히 하고 귀를 기울이잖아? 음악도 마찬가지야." 두 번, 세 번 반복하자 아이들이 서서히 강약을 지키며 연주하기 시작했다. 한 아이(14)가 외쳤다. "이게 더 좋아!" 객석이 다시 웃음으로 들썩였다.

마지막 순서로 MIK 앙상블은 아이들을 위한 미니콘서트를 열었다. "아이들이 좋아했으면 좋겠네요". 김정원씨가 말했다. 하지만 조금 걱정스러웠다. 아이들은 다시 산만해지고 있었다. 생수병에 붙은 포장지를 뜯기도 했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렇게 소란스런 공연장에서 첫 음이 울렸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 수록됐던 탱고음악 '포 우나 카베자(Por Una Cabeza)'. 객석 가운데서 큰 소리로 떠들던 아이가 갑자기 엉덩이를 들썩들썩했다. "어…어…어!" 손을 높이 들더니 음악에 맞춰 지휘하는 시늉도 했다. "왜 그래?" "너어무 너어무…좋아요." 마지막 곡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Libertango)'가 끝나자 아이들은 다 같이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다. "아름다워요. 아름다워요." 한 아이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공연문의 (02)2658-3546, 이메일 event@stompmus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