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성미산에는 이미 성서초등학교도 있는데, 성미산을 끼고 있는 집도 있고, 베드민턴장도 있는데, 왜 홍익초중고교가 들어오는 것은 반대하는 것인가요? A. 홍익 초중고등학교가 들어오면 성미산의 삼분의 일을 갈아엎게 됩니다. 우리에게 환경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던 시절, 우리는 싼 땅인 산에 학교를 많이 지었고, 집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녹지를 훼손해버려서 서울에는 이제 녹색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생태, 환경의 가치를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시기에, 과거 지어진 이런저런 시설들이 있었으니 그와 비슷한 시설들은 더 생겨도 괜찮다는 주장은 적절치 않습니다.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한봉호 교수는 공원으로 속해있지 않으면서 연접해있는 산지들을 이런 식으로 개발하기 시작한다면 서울의 산지형 공원은 거의 다 개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성미산은 가뜩이나 자연녹지가 부족한 마포구, 서울에서 주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생태공간으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따라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서의 숲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성미산의 보전가치는 향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숲은 지역 주민, 나아가 지구 대기 전체에 산소를 공급하는 폐의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숲을 파괴하며 건물을 짓는 것은 마포구 지역주민들에게 상징적인 폐암 선고를 내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Q. 지역민들에게 성미산은 어떤 산인가요? A. 성미산은 산이라고 하기에 조금 민망할 정도로 야트막한 곳이지만, 성미산은 높고 멀리 있어서 바라보기만 하는 산이 아닙니다. 어르신들의 휴식처이고, 주부들의 산책로이며, 어린이집 아이들의 놀이터이고, 주변 학교의 생태 학습장입니다. 한마디로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산이 아니라, 주민의 삶의 공간이며 생활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성미산 일대 주민들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배수지와 아파트공사를 막기 위해 싸웠고, 지금까지도 산을 더욱 잘 가꾸기 위해서 노력해왔던 것입니다. Q. 그래도 다른 것도 아니고 학교를 짓겠다는 것인데, 게다가 홍익초중고는 학교 건물이 부족해서 많이 힘들다고도 하던데, 학교는 지을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A. 성미산 아래에는 이미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습니다. 성미산에서 불과 300M 거리에 경성중고교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지역에 학교가 없거나 교실이 과밀해서 홍익초중고를 이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홍익재단이 금싸라기 땅인 홍대 내부에 있는 홍익초중고를 이전시킨 뒤, 땅을 개발해 막대한 수익을 남기기 위해 이전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홍익초중고가 비좁아서 학교를 옮겨야한다면 서울시에서 다른 대체부지를 찾아서 이전하게 중재해주면 됩니다. 그리고 기왕 이전 신축하는 홍익초중고는 학교가 부족하거나 교실이 과밀해 고생하는 지역을 찾아서 지역에서도 환영받으면서 이전하는 것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이 지역에서 학교를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고, 홍익초중고가 성미산 아니면 학교를 옮길 곳이 없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마포의 허파라고 할 수 있는 자연숲을 훼손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며 부도덕한 행위입니다. Q. 마포구청은 이미 성미산의 생태공원화를 약속했는데, 홍익초중고가 들어와도 나머지 공간을 생태공원으로 잘 가꾸면 성미산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A. 생태 환경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공간적 구성이 필요합니다. 도심의 아주 작은 산인 성미산의 삼분지 일을 들어내면 그것은 생태공원으로서 가치를 잃습니다. 기존에 있는 것도 열심히 가꾸고 지켜야 겨우 유지되고 있는 산의 삼분지 일을 들어내놓고, 생태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은 말장난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지금 남아있는 성미산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 것은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서울시의 환경적 가치, 경제적 가치, 그리고 서울시민의 생존권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Q. 명문사학을 유치해서 성산동 일대 상권이 발전하는 등 지역이 발전할 수 있으며, 집값 땅값도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던데요. A. 홍익초중고가 명문학교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습니다. 다만 초중고등학교가 들어온다고 지역상권이 살아난다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많습니다. 사립학교인 홍익초등학교는 거의 모든 학생이 이 지역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가용 또는 스쿨버스 등하교만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중고등학교도 지역경제 발전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반면 ‘좋은 산’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것은 그 지역의 가치를 매우 높여주는 것입니다. 지금 보기에는 학교가 들어오면 가시적인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 같이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성미산을 잘 보존하는 것이 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